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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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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10:35:05, 조회 : 2,613, 추천 : 523 |
기일제사에 <로론집 제관>
<忌> 자가 꺼릴기忌, 싫어할기忌로 된다. 그날을 싫어한다는 뜻이 기일(忌日)이다. 돌아가신 날을 기일(忌日)이라고 한다. 기일에 제사를 모시게 된 것이다. 음력날로 지내어야 한다.
기일제사에 남인집은 제관 규정이 엄격하기에 화목하게 모셔진다. 맏손자 집에서 제사를 모신다. 제사에 주인이 맏손자이다. 맏손자가 초헌관이 된다. 맏손자 아내가 아헌관으로 된다. 주부가 아헌관으로 되는 그 규정이다. 초헌관 아헌관이 마치 법률 처럼 된다. 마지막 종헌관은 초헌관이 임명한다. 초헌관은 모처럼 오게 된 제관을 임명한다. 시집간 딸이 친정 제사에 왔으니 종헌관이 되는 수가 많다. 제사인지도 모르고 처가집에 왔다가 처가집 제사를 만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초헌관이 <○서방이 모처럼 왔다. 종헌관이 된다>라고 지명하게 된다. 맏손자가 초헌관이 되고, 맏손자 아내인 맏손부가 아헌관이 되기에 둘째 아들은 아비 제사이지만 종헌관도 하지 못하게 된다.
축관, 좌우 집사자, 그 모두를 주인인 초헌관이 임명한다. 처가집 제사에는 가지 아니한다. 자기 아내만 친정 제사에 갈 뿐, 자기는 자기집에서 아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제사에 <○서방이 오게 되면 제사를 지내는 집이 불편하게 된다>. 불편하게 되니, 편하게 해 주려고 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처가에 가서 볼일 보는 동안 제사가 있었다고 하면, 처족들과 함께 제사를 지내야 한다. 음복례를 함께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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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제사에 로론집은 제관 규정이 없다. 녀자는 부엌에서 기다리고, 시집가지 아니한 딸과 손녀는 각각 자기방에서 기다린다. 남자들만 제사를 지낸다. 남자들이 모여서 제관을 정하게 된다. 제사를 모시는 집은 맏손자 집이 아닐 수도 있다. 논밭을 소작하면서 그 소작료로 제사를 모시게 되는 집으로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말한다. <오늘 제사에 파임을 어떻게 하시렵니까>라고. 한 사람이 말한다. <회덕 할아버지 벼슬이 제일 높으니, 그 어른이 초헌관을 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말한다. <년세가 높은 차례로 하면 가평할아버지가 초헌관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20분 기다려도 말하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이 말한다. <작년에는 벼슬이 높은 차례로 했으니, 올해는 나이가 높은 차레로 합시다>라고 한다. 고함 소리가 났다. 어느 한 사람이 일어나서 <나는 집으로 가련다>라고 했더니, 세 사람이 따라 나섰다. 로론집 제사에는 언제나 이렇게 싸우기를 하게 된다.
<老論家之祭官規>가 <老石集二>에 있다. <老論家不立宗統, 故無有宗家焉. 無有宗家, 故行祭家, 轉轉而移之焉. 老家之行祭, 以男子獨拜焉. 女子在廚而待之終了焉. 祭官之任, 則坐中有議論然後, 定其獻官及祝官. 或曰以年長者爲之. 或曰以官高者爲之. 暫時有紛爭焉. 勝者喜之, 敗者憤之. 憤之者, 向後以不參行祭, 誓之(老石集二)
싸우기에 이긴 사람은 기뻐하고, 진 사람은 이 뒤로는 제사에 오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 오다가 유길준(兪吉濬) 무리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세우는 건양(建陽)을 선포했다. 유길준 무리가 모두 로론당원이다. 양력 1896년 1월 1일이 건양이다. 로론집은 제사를 양력으로 바꾸어 지내는 집이 나오게 되었다. 1910년이 경술년이다. 경술년에 나라를 잃어버렸다. 리완용이 로론당이다. 부왜역적이 92명이다. 이들이 모두 로론당이다. 이들은 일본귀족으로 흡수되었기에 제사를 지낼 수가 없게 되었다. 제사를 지내면 일본귀족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 빼앗기게 된다. 이들은 제사를 지내는 조선사람을 부러워 했다. 로론집 가운데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로론(賣國老論) 집은 제사가 온통 없게 되었다. 실국시대 35년 동안 제사를 지내지 않다가 광복을 맞이한 것이다. 이들 매국로론이 리승만 앞잡이로 되었다.
아메리카에서 가방 하나를 들고 온 리승만을 매국로론이 등에 업고 일본 총독시대를 연장시킨 것이다. 리승만이 설날을 없애는 짓을 하면서 자팬 총독을 대신했다. 리승만 시대 12년 동안 매국로론집은 제사를 지내지 아니했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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