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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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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15:18:10, 조회 : 2,254, 추천 : 496 |
효자는 늙어서 마음이 편하게 살고, 불효자는 치매로 산다
어버이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면서 섬기기를 다 한 사람을 효자라고 한다. 시어른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면서 섬기기를 다 한 사람을 효자부(孝子婦)라고 한다. 효자의 아내를 효자부라고 한다. <효자부>라는 말을 두 글자로 만드니 효부(孝婦)로 된 것이다. <부(婦)>는 ‘아내 부’자로 된다. 남편이 자기 아내를 처(妻)라고 하고, 남들이 말하는 아내가 부(婦)로 된다. 무지한 사람은 <효자부>가 줄어서 <효부>로 된 것을 모르고, ‘며느리 부(婦)’자로 기록한 사람이 있었다. 속지 말라.
효자는 마음이 편하다가 보니 대충 오래 산다. 교통사고, 천재재난, 불치병에 걸리면 효자인들 피할 길이 없다. 불효자는 어버이를 섬기지 못하여 괴롭게 산다. 괴로움이 병이 되어 일찍 쓰러진다. 그리하여 대충 일찍 죽게 된다. 60을 넘겨서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70을 넘기면 치매에 걸린다. 옛날에 로망(老妄)이라고 했던 것을 금세 병원 의사들이 <치매증>이라고 변호해 주고 있다.
악한 짓을 하면 늙어서 정신이 망가진다. 이것을 의사가 <치매증>이라고 한다. 의사는 치매가 일어난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환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원인을 모른 체 한다.
유가(儒家)에서는 이것을 천벌(天罰)이라고 하고, 불자(佛者)는 이것을 업보(業報)라고 한다. <어버이 계실 때 섬기기 다하여라. 돌아가신 뒤면 애닯다 어이하리>라는 노래가 있다.
불효자가 늙으면 괴롭게 되어 정신이 망가진다. 며느리를 보니, 자기 어미를 보는 것 같아서 <어멈 오셨소>라고 하고, 자기 아들을 보고, 자기 아비를 보는 것 같아서 <아범 오셨소>라고 하게 된다. <아범> <어멈>이라는 말이 불효자가 늙어서 로망기운으로 말했던 것이다. 불효자가 치매증에 걸려서 하는 말이 <아범> <어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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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선수 홍수환이 WBA 챔피언 도전자로 남미 어느 나라에 가서 링 위에 올랐다. 온 겨레가 텔레비전을 보고 홍수환 이기라고 고함을 질렀다. 몇번 쓰러지더라도 일어나면 된다고 계약이 되었다. 홍수환이 네 번 쓰러졌다. 온 겨레가 아파했다. 다섯 번 째 일어났다. 홍수환 주먹이 챔피언 목을 후려갈겼다. 챔피언이 앞으로 엎어졌다. 심판이 허리를 굽혀서 두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심판이 홍수환 손을 잡고 위로 치켜들었다.
홍수환이 마이크를 잡았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말했다. 그 뒤에 <대한민국 만세다>라고 했다. 나는 텔레비전 앞에서 <홍수환이 효자였구나>라고 말했다. 홍수환이 만리 타국에 가서 챔피언 벹트를 따가지고 올려고 하는 것은 자기 <안어른> 마음을 즐겁게 해 드릴려고 하는 고생길이었던 것이다. 네 차례 쓰러졌을 때마다 홍수환 눈에 자기 <안어른>이 나타났던 것이다. <수환아, 일어나가라>고 하기에 일어난 것이 네 차례였다. 홍수환이 효자가 아니었더라면, 쓰러졌을 때 자기 <안어른>이 눈에 나타나지 않는다. 효자가 아니고서는 쓰러지기를 네 차례나 할 수 없다. 효자가 아니고서는 나오지 못하는 일이다. 기적이 아니다. 당연이다. 홍수환은 지금 권투 해설자로 텔레비전 앞에 나타나고 있다.
권투 해설자 홍수환 쪽이 이 글을 읽고, 그때가 언제였고, 어느 나라 어느 곳이었고, 챔피언 이름이 무엇인지, 알려 주면 좋겠다. 모르는 곳을 메꾸기 위하여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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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가 늙으면 괴로워한다. 정신이 망가진다. 며느리를 보고, 자기 어미로 착란되어 <어멈>이라고 부르고, 자기 아비를 보고, 자기 아비로 착란되어 <아범>이라고 부른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치매증이라고 한다. 의사는 환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기에 늙어서 일어나는 병이라고 변호해 준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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