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최씨 광정공파 / 다천공(다천부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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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일컫기

최훈영

2004-01-21 11:41:17, 조회 : 2,934, 추천 : 737

남들에게 어버이를 일컫는 경우, 나이에 따라서 그 말하기가 달라집니다.
장가 들기 전 총각시절에는 "우리 아버지가 오신다는 편지가 왔네"라든지, "우리 어머니가 오신다는 편지가 왔네"라고 말하는 것이 듣기에 좋습니다.

장가를 들고서부터는 "우리 어른이 오신다는 편지가 왔네"라는 말하기가 듣기에 좋습니다.
<우리어른>이라는 말이 <우리 밖어른>으로 되기도 하고, <우리 안으른>으로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말이 익어간다>라고 합니다.
풋감이 익어 홍시로 되는 것처럼, 말 역시 사용자의 나이에 따라 익어가야 합니다.
말이 익어가면 듣기에도 좋습니다.

<철이 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철>이 무엇인고 하니 풋감이 익어 홍시로 되는 그 <붉기>가 <철>로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잃게되면, <우리 선고 말씀>이라든지, <우리 선친 말씀>이라고 일컫어 왔습니다.
어머니를 잃게되면 <우리 선비 말씀>이라고 일컫어 왔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한문이어서 우리말로 바꾸면 <돌아가신 우리 밖어른, 돌아가신 우리 안으른>이라는 말로 됩니다.

어버이를 일컫을 때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 앞에 <내> 또는 <나의>라는 말이 오지 못합니다.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 앞에는 <우리>라는 말이 오게 됩니다.
<내 아버지, 내 어머니>는 잘못된 말입니다.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마땅한 표현 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우리>라는 말은 <나>에 대한 복수 용어가 아닙니다.
자기를 표현하는 <나>라는 말자리 밑에, <저>라는 말자리 위에 놓이는 단수 용어 입니다.
예를 들면 외아들이 일컫는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면 말뜻이 풀리게 됩니다.
한문으로 하면 가군(家君) 또는 가엄(家嚴)으로 됩니다.
가엄보다는 가군이 더 좋습니다.
우리 어머니를 한문으로 하면 가모(家母) 또는 자모(慈母)로 됩니다.
앞으로는 한문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함이 품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벗의 아버지를 입말로 일컫을 경우 <자네 어른>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말하기로 됩니다.
벗의 어머니를 일컫을 경우 <자네 안으른>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말하기로 됩니다.
남의 아버지를 글말로 일컫을 경우 <대인>이라고 일컫어 왔고, 남의 어머니를 글말로 일컫을 경우 <대부인>이라고 일컫어 왔습니다.
죽은 남의 아버지를 일컫을 경우 <선대인>이라고 일컫어 왔고, 죽은 남의 어머니를 일컫을 경우 <선대부인>이라고 일컫어 왔습니다.

어정쩡한 말에 남의 아버지를 <춘부장>이라고 부르고, 남의 어머니를 <자당>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루 빨리 폐기처분 되어야할 말입니다.

텔레비젼 방송 진행자들이 남의 아버지를 <아버님>이라고 부르고, 남의 어머니를 <어머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집 며느리도 아닌 남자가 그런 말을 하고 있고 <아드님, 따님>이라는 말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방송을 보고 도리어 멀쩡한 사람을 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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