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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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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1 11:24:54, 조회 : 2,393, 추천 : 578 |
선생은 사관들이 선인(仙人)같다고 적었습니다. 선생은 보기드문 효자였습니다.
벼슬살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부처럼 살면서 때로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물가에서 뱃놀이를 했습니다.
소나무 잎에 혀를 대고 물을 빨아 먹는 새가 학이라고 합니다. 소나무 잎에서는 물이 많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학이 물을 자주 빨아 먹는다고 합니다. 그렇게도 적게 먹는 학이 천년을 산다고 합니다. 탐욕이 많은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합니다. 학처럼 탐욕이 없는 사람이라야 오래오래 살아 가게 됩니다.
문과 벼슬아치가 입는 관복에는 학이 그려집니다. 당하관이 입는 옷은 학이 한마리 그려지고, 당상관이 입는 관복에는 학이 두마리 그려 집니다. <벼슬아치 들이 탐욕을 내지 말라>는 교훈감으로 채택된 것이 그 학 그림이었습니다. 선생이 학처럼 사셨기에 오래오래 사셨고, 학처럼 사셨기에 신선처럼 보였습니다.
물 속에서 놀게 되는 잉어는 혼자서 설렁설렁 헤엄을 치면서 놀게 됩니다. 잉어는 패거리를 하기 싫어서 혼자서 놀게 된다고 합니다. 피라미는 혼자서 놀지를 못합니다. 피라미는 패거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로가 한복판에 들어 가려고 기를 씁니다. 피라미는 뭉쳐서 다닙니다. 이리로 머리를 돌리면 그 떼들이 모두 이리로 돌리고, 저리로 머리를 돌리면 그 떼들이 모두 저리로 돌리게 됩니다. 피라미떼처럼 놀아나는 것을 <패거리>라고 합니다.
소인은 잉어처럼 혼자 놀지를 못합니다. 겁이 나서 혼자서 놀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인은 패거리를 만듭니다. 서로가 한복판에 들어 가려로 기를 씁니다. 소인은 뭉쳐서 행동합니다. 소인은 홀로 서지를 못하기 때문에, 자기 보호를 위하여 패거리를 만듭니다. 서로가 도우기를 하려고 패거리를 만들어 나갑니다.
자기가 해롭게 되면 저쪽 패거리를 끌고 와야만 되기 때문에, 자기도 저쪽 패거리에 들어가야 되는 것입니다. 이러하기에 소인이라는 말 뒤에는 피라미떼 배(輩)를 갖다 놓게 되는 것입니다. <완용이가 소인일세>라고 말해야만 되는 것인데도 <완용이가 소인배일세>라고 말하게 됩니다.
소인을 피라미떼로 보고서 소인배라는 말을 만들었던 사람이 배달겨레였습니다.
배(輩)라는 글자가 중국글자 자전에는 <무리배>, <차례배>로 적혀 있습니다. 배달겨레는 이 배(輩) 자(字)를 <무리輩>, <피라미輩>, <차례輩> 자(字)로 사용 합니다.
소인배는 자기 혼자서 일을 할 수 없기에 패거리를 만들어서 그 패거리 힘으로 자기 뜻을 이룩하려고 합니다.
만고역적 완용이가 <독립협회> 초대 위원장을 했고, 2대에는 그 완용이가 <독립협회> 회장을 했습니다. 경술년에 이르러 부왜역적 제1호가 되는 완용이가 나라를 팔아 넘길 수가 있었던 것은 자기 패거리인 <독립협회> 라는 단체가 있었기에 끔찍스러운 일을 두려움 없이 저지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패거리는 모였다가 흩어지다가를 밥먹듯이 하게 됩니다. 이익이 있으면 모이게 되고, 이익이 없으면 흩어지게 됩니다. 군자는 패거리를 하지 못하기에 혼자서 놀게 됩니다. 군자는 패거리를 하지 못하기에 소인필승으로 됩니다.
농암 선생은 잉어 처럼 혼자 노셨습니다. 농암 선생이 살아가셨던 그 발자취는 군자 되기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참으로 보배롭게 됩니다.
효절공 농암 선생 학처럼 사셨고, 잉어처럼 노셨도다.
적게 먹는 새가 학이요, 혼자 노는 물고기가 잉어로다.
학은 소나무가지에 앉고, 잉어는 맑은 물에서 논다.
학처럼 살다 보니, 여든아홉까지 사셨고
잉어처럼 놀다 보니, 신선처럼 보였도다.
고려나라 최무력시대 충헌에게 아부하여 높은 벼슬살이를 했던 사람 가운데, '이규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습니다. 중국말로 되는 갈겨 재치기 글(주필, 走筆)을 잘 짓는다고 자기 자랑을 마구잡이로 했습니다. 배달나라 땅이 생긴 이래로 자기를 자랑하기로는 이규보가 처음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배달땅이 생긴 이래로 자기가 중국글을 잘 짓는다고 자랑하기로는 이규보 보다 위에 오를 사람이 없습니다.
그가 자랑하는 것이 무엇인고 하니, 중국말로 하는 중국글을 빨리 잘도 짓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남긴글이 책으로 간행 되었습니다. 살펴보면 그 모두가 자기를 자랑하는 자랑글이 있을 뿐, 남을 이롭게하는 도학글이 한 줄도 없습니다. 자신이 글을 잘 짓는다고 자랑만 남겼을 뿐입니다.
<자랑 끝에는 구더기가 끓어 오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랑이 들어가면 '패가망신한다'는 교훈 말입니다. 자랑이 들어가게 되면 사람의 몸에 객기가 붙게 됩니다. 사람의 몸에 객기가 붙게되면 '패가망신'으로 들어 가게 됩니다.
배달겨레가 자기를 낮추기 하는 <겸손겨레>이건만, 고려시대 최무력 시절에 자기를 자랑하는 자랑풍이 나오게 된 것 입니다. 남을 위하려고 하는 도학이 없으면, 글을 잘짓는다는 자기 자랑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남긴 글이 많은 이규보를 생각하게 되면, 남겨진 글이 없는 농암 선생이 머리에 떠 오르게 됩니다.
농암 선생은 중국글을 남기지 아니 했으나, 배달말로 하는 배달말 노래를 지으셨습니다. 선생은 신토불이 선비였습니다.
선생은 효절이라는 거룩한 시호에, 선인 같다는 사관평이 어울려서 선생의 모습을 들추어 내고 있습니다. 선인 같다는 사관글이 <조선왕조실록>에는 농암이 처음이요 마지막이었습니다. 선생이 남기신 후광이 길이길이 빛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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