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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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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6 11:15:56, 조회 : 2,475, 추천 : 477 |
제사를 행함에 바뀌어져서는 안 되는 것들
어미를 모시고 효도여행을 가서, 그곳에 어미를 버려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 놈이 있다는 방송을 들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닌 짐승으로 되어 <놈>으로 불이어진다. 무식쟁이는 <놈>을 욕말로 알고 <Ｘ>로 적고 있다. <놈>은 욕말이 아니다. 짐승을 일컬을 때<암놈> <숫놈>이라고 한다.
어미가 죽었다. 매장했다. 혼함(魂函)을 맏아들집으로 모시고 돌아오는 것을 반혼(返魂)이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 빈소(殯所)에 혼함을 모신다. 돌아와서 곧 첫제사를 빈소에서 지낸다. 해가 있을 때 지내어야 한다. 이 첫제사를 초우(初虞)라고 한다. 우제(虞祭)는 울기 만을 하는 제사로 된다. 저녁이 되면 첫상식(上食)을 올린다. 상식밥을 가지고 나와서 상주가 저녁밥으로 먹는다. 이튿날 해가 뜨면 두 번 째 우제를 지낸다. 우제상에 올렸던 밥을 상주가 아침밥으로 먹는다. 이것을 재우(再虞)라고 한다. 그 다음날이 3일 째로 된다. 재우 때 처럼 해가 뜨면 빈소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것을 삼우(三虞)라고 한다. 우제는 여기에서 끝난다. 삼우를 마치고 그 재사밥을 상주가 아침밥으로 먹는다. 밥먹기를 마치면 안상주(內喪主)를 데리고 산소로 간다. 안상주는 작지를 짚고 비로소 산소를 돌면서 눈물흘려 아이고 아이고 애곡으로 울게 된다. 正家가 행하는 절차가 이렇게 된다. 이런 눈물 절차를 절간 스님에게 맡겨서 되랴. 잉글랜드 사람이 판단하는 잣대가 캄먼센스(common sense)라고 한다. <공통감각>이 캄먼센스이다. 자팬은 콤먼센스를 상식(常識)으로 번역했다.
매장하고 난 뒤 혼함을 산에 묻어 버리거나, 집으로 오다가 절간에 맡기는 아들이 있다고 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아들이 지내어야 될 눈물제사인 우제(虞祭)를 스님에게 맡기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어메를 잃은 눈물이 있어야 한다. 그 눈물제사가 우제이다. 산에 묻어두고 돌아와 보니, 어메가 곁에 없는 허전한 울음, 가슴이 째지듯한 울음을 터뜨려보라는 제사가 우제이다. 어메를 잃었는데 스님이 나 대신 눈물을 흘리면서 나 대신 눈물제사를 지내어 달라고 해서 되랴. 어메를 잃고서도 눈물이 없었다고 하면 그 사람은 짐승으로 되어 <놈>으로 된다.
제사를 콘도에 가서 지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남의집에서 제사를 지내서는 안 된다. 혼령이 남의집을 찾아갈 수 없고, 찾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지 도 않을 것이다. 콘도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미친놈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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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를 산에 묻었다. 매장후 혼함(魂函)을 맏아들 집으로 모시고 와야 한다. 그러하건만 매장후 혼함을 산에 묻고 자기집으로 돌아간 아들이 있다. 또 매장후 혼함을 모시고 절간으로 가서 스님에게 맡기고 자기집으로 돌아간 아들이 있다. 이런 아들은 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눈물을 흘리지 아니한다. 사람은 사람다운 눈물이 있어야 하건만, 강아지 한 마리를 산에 묻어놓고 돌아오는 사람과 같게 되어서 되랴.
강아지를 산에 묻어놓고 매일 산에 찾아가는 미친놈이 있다고 한다.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라는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배운 사람이 아마도 그런 미친놈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바둑아 교과서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 리승만시대 문교부 편수관 최현배였다. 사람은 가르치는 교과서 대로 한다. 바둑이 dog를 벗하라고 가르쳤으니, 강아지를 껴안고 돌아 다니는 사람이 있게 되었다. 효도를 교과서에 올리면 사람들이 자기 어메를 잃고 울게 된다.
저그 어메를 산에 묻어놓고 혼함도 산에 묻어놓고 자기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에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맏아들이 말하기를 <장사했던 날 다음 다음 날을 삼우라고 하더라. 우리도 삼일 째 되는 날 산소로 가자. 매장한 날부터 49일 째 되는 날에는 모두 절간으로 모여라. 49일 째 되는 날을 四十九祭라고 한단다>였다.
불서(佛書)에는 제(祭)라는 말이 없다. 절간에서 <祭>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四十九祭>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이렇다. 독재자 리승만 물러나라고 외치던 학생의거(學生義擧) 날이 1960년 4월 19일이었다. 대통령 리승만은 총을 쏘라는 발포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리승만이 내린 명령에 따라 학생을 보고 총을 쏘았다. 그날 목숨을 잃었던 학생들 순국혼을 달래기 위하여 어떤이가 <四十九祭>라는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그 사람 이름을 모를 뿐이다.
매장후 49일 째 되는 날, 복인(服人)들이 절간에 모였다. 절간 스님이 목탁을 두들긴다. 아들 며느리, 시집간딸이 절간 마당에서 왔다갔다 돌아다닌다. 스님이 와서 <49제를 마쳤습니다>라고 하고는 가버렸다. 그 뒤 맏아들이 복인을 보고 말하기를 <초상 때부터 오늘까지 49일 수고비를 계산하니 1천 만원으로 되어서 그 돈을 절간에 드리기로 했다. 명년 기일제사 때도 절간에서 스님이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 기일제사 때는 절간에 돈을 ○○○원 드리기로 했다>고 알린다. 그 말을 듣고 복인은 모두 각각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살아서는 효도여행한다고 어미를 데리고 가서 그곳에 어미를 버려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불효놈이 있고, 어미가 죽어서는 죽은 혼을 절간에 맡기고, 혼함보관료(魂函保管料)를 1천 만원 내는 불효놈이 있다고 한다. 또 제사를 스님에게 맡겨서 제사대행료(祭祀代行料)를 ○○○원 내는 불효놈이 있다고 한다.
혼이 있다고 하면 이런 불효놈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어버이 제사를 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어버이 제사는 눈물로 지내게 된다. 호천망극(昊天罔極)이라는 축문이 바로 그 눈물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날을 더듬어 생각하니, 받은 은혜가 여름하늘 처럼 넓고 넓어 끝이 없습니다(追遠感時 昊天罔極)>로 되니, 흐르는 것은 눈물 뿐으로 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 가더리도 어버이를 잃고 눈물이 없어서는 안 된다. 어버이를 잃고서 눈물이 없으면 코리안 배달겨레가 되지 아니한다. 코리안은 인정이 많은 겨레이다. 그 인정이 정렬로 된다. 그 정렬에서 하루빈(河淚濱) 안중근(安重根)선생이 나왔고, 세계축구대회 월드컾에서 4강에 올랐다. 2005년 쇼트트랙에서 안현수 리호석, 진선미 최은경 변천사가 코리안이 지닌 정렬을 세계만방에 보여 주었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날짜: 2006년 0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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