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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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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4 16:49:44, 조회 : 2,907, 추천 : 468 |
동국대는 대통령 만나러 경무대로 가자. 지도자 김칠봉 진술 <其一>
<4.19학생의거>를 경무대(지금 청와대) 앞으로 이끈 지도자가 동국대학교 법학과 3학년 학생 김칠봉이었다. 김칠봉이 없었더라면, 리승만은 부통령 선거를 다시 하는 것으로 매듭짓고,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했을 것이다. 2004년 4월 19일에 동국대학교가 <동국대학교 4.19혁명사>라는 책을 발행했다. 44년 만에 진실을 밝힌 책이다. 진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 책이 잠을 자고 있다. 김칠봉志士가 밝힌 진술은 <국사편찬위원회>로 넘어가서 <4.19학생의거 史料>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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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법학과 3학년 학생 김칠봉이 44년 뒤에 밝힌 진술을 여기에 소개한다.
3.15 부정선거 규탄대회 사전모의
자유당 정권이 영구집권을 목적으로 저지른 1960년 3.15부정선거는 온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였다. 이에 마산 시민들이 먼저 항거하자, 경찰은 총격을 가하여 10여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를 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도 1960년 3월 17일ꡐ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자ꡑ고 하는 산 교육을 받은 서울 성남고등학교 재학생 4,5백여명이 학교 교문을 밀치고 길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경인가도, 영등포 역전과 시장 로터리를 중심으로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벌이다가 100여명이 경찰서에 잡혀가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당시 학교장인 김석원 장군에게 경찰 책임자는ꡒ학생들이 탈선하지 않도록 잘 지도해 달라ꡓ고 당부했다. 김석원 교장은ꡒ정의는 막을 길이 없다. 학생들이 올바르게 행동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지도하란 말이냐ꡓ고 경찰을 보고 대노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는 교장선생님의 곧은 행동 앞에 피끓는 젊은이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성남고등학교 졸업생이다. 나는 3월 20일부터 3월 31일까지 정의감에 불타는 탁연복, 김대건 등과 만나 시국문제에 대하여 빈번하게 토론을 벌였다. 나는 한편으로 영등포 학우회를 중심으로 각 대학교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소개를 받아서 3.15부정선거규탄 학생투쟁위원회 결성을 추진했다. 동국대학교에서는 법학과에 탁연복, 김대건, 박우익, 정용국, 김명기, 권영수, 정치과에 노준식, 윤영호, 이순권, 김북철, 경제과에 주광종, 손승대, 홍정도, 이삼숙 등과 만나 결속을 다짐했다. 다른 학교 학생에게 연락할 때는 성남고등학교 재학중이던 김주언이 맡았다.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그렇게 했다.
1960년 4월 5일경, 나는 초등학교 동창인 홍영우, 고등학교 동창인 원직식, 이병재등을 만나기 위해 고려대학교에 갔다. 그 걸음에서 고려대학교 58학번 김금석을 알게 되었다. 서로 뜻이 맞았다. 동지자를 모우기로 다짐했다. 그 뒤 나는 광화문 자이언트 다방, 종로구청앞 수향다방, 고대앞 막걸리주점, 등에서 김금석을 자주 만났다.
1960년 4월 7일경, 동국대 법학과 3학년 탁연복이 동국대 본관 식당에서 동국대 강원학우회를 결성했다. 그가 초대회장에 뽑히었다. 그 학우회를 중심으로 리승만 독재규탄을 벌리게 되었다.
1960년 4월 10일경, 동국대에 탁연복, 김칠봉, 심상조(국문과). 경희대에 박종훈, 조정진. 한양대에 한준기. 성균관대에 한상근, 오덕교. 홍익대에 김영선, 정구영 등이 탁연복 하숙집에 모여서 3.15부정선거 무효화투쟁을 벌리기로 다짐했다. 탁연복 하숙집이 종로6가 107번지에 있었다.
1960년 4월 14일 오후5시경, 동국대 김칠봉, 고려대 김금석, 중앙대 김 병일, 성균관대 한홍규, 등 각 대학 3학년 10여명이 종로구청앞 수향다방에서 사전 모임을 가졌다.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동국대 조직책은 김칠봉이 맡게 되었다. 나는 이날 고려대 김금석을 별도로 만나 시위계획중 일정만 접어두고 각 대학교 연합시위를 벌리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러한 사실을 나는 동국대학교 탁연복 등에게 통보하고 조직 점검을 부탁했다.
1960년 4월 15일경, 나는 김대건에게 학도호국단이 움직여 줄 것을 주문했다.ꡒ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네. 너무 서두르지 말자. 한국대학생 총연합회도 규탄시위를 추진하고 있으니, 좀 기다려 보자ꡓ고 말하기에 학도호국단 협력은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나와 탁연복은 재경 강원학우회와 재경 전국학우회 연합회 결성을 두고 협의했다. 이를 위해 종로2가 낙원다방에서 건국대(당시 정치대) 배자옥 등과 만나 여러 모임 단체를 규합하기로 다짐했다.
1960년 4월 16일 오후4시경, 나는 고려대 김금석을 비롯한 각 대학 대표들과 만났다.ꡐ3.15부정선거규탄투쟁위원회ꡑ라는 이름으로 대학연합이 총궐기하기로 결의했다. 일정을 4월 21일로 정했다. 미수로 그칠 때에는 24일에 거행키로 했다. 이날 동국대 탁연복 하숙집에 또 모임이 있었다. 나는 그곳에 가서 거사일이 4월 21일이라고 알려 주었다. 동국대 탁연복, 성균관대 한상근, 홍익대 김영선, 정구영이 모여 있었다. 모두 각자 맡은 바를 다하자고 다짐했다.
1960년 4월 17일, 동국대학교 자체결성 규탄대회 거행에 그 역할 분담이 결정되었다. 취지문, 선언문, 구호, 초안은 탁연복이 맡고, 조직 선동과 선언문 낭독은 김칠봉이 맡고, 지휘통제는 김대건에게 맡기기로 했다.
1960년 4월 18일, 고려대 시위가 일어났다고 탁연복이 인편으로 나에게 알려 주었다. 오후8시경, 나와 탁연복이 광화문 자이언트 다방에서 만났다. 우리도 내일(4월 19일) 학교에 올라가 시위히기로 하고, 대책을 숙의하다가 밤늦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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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무대앞 4.19학생의거>는 동대학생이 이끌었다
4월 19일 아침 일찍(8시경) 학교에 올라가니, 벌써 군데군데 무리지어 운동장을 서성거리며, 고려대 시위사건, 천일백화점앞 깡패습격사건, 3.15부정선거규탄, 등등 이야기로 모두가 설렁거렸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학도호국단 간부가 보이지 아니했다. 교정 여기 저기에 가죽 잠바를 입은 형사, 정보원 같은 자유당 프락치들이 눈에 띠었다. 잠시후ꡐ3.15부정선거투쟁위원회ꡑ멤버들이 올라 오자마자, 우리는 운동장 구석에서 즉석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나는ꡒ준비는 덜 되었지만 고대생들이 그렇게 당했는데 같은 학생인 동대생이 그냥 있을 수 없다. 오늘은 궐기를 해야 되겠다ꡓ고 말하고ꡒ누가 학도호국단 사무실에 가서 플래카드와 교기, 태극기를 가져올고ꡓ라고 했더니 후배 몇 사람이 학도호국단 사무실로 달려갔다. 나는 이어서 어제(4월 18일) 고대 학생들이 깡패에게 습격당한 일과 3.15부정선거, 그리고 김주열군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수장된 사실들을 반복 설명하며ꡒ4월 21일 거사는 접어두고 동국대는 정의를 위하여 오늘 나서야 한다ꡓ고 설득했다.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내 말에 찬성해 주었다. 시위준비에 들어갔다. 조직 선동은 김칠봉이 맡고, 학도호국단 문제는 김대건, 박우익 등이 남아서 모이는 학생들을 안내하기로 했다.
한편 2차에 걸쳐 플래카드, 등을 가지러 갔으나 이들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나는 김대건을 보고 말하기를ꡒ학도호국단 간부들을 설득시켜서 플래카드, 등을 가지고 나올 사람은 김대건 자네 밖에는 아무도 없네. 수고스러우나 몇 사람 데리고 가서 꺼내어 오게ꡓ라고 했다. 김대건은 몇 사람을 데리고 학도호국단 사무실로 갔다.
나는 동지들과 같이 강당, 도서관, 강의실로 달려가 굳게 닫힌 문을 열어재치고 큰소리로 외쳤다.ꡒ우리와 같은 젊은 학우들이 깡패에게 맞아죽고, 3.15정․부통령선거로 민주주의가 말살되고, 국가운명이 촌각에 달려서 나라가 망해 가는 이 마당에 피끓는 젊은 학도가 그냥 보고만 있어서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은 과연 공부가 머리에 들어갑니까！ 정의를 위하여 궐기해야 되겠으니, 공부를 잠시 미루고 우리 모두 일어납시다. 여러분 모두 운동장으로 나오시오！ 빨리 나오시오！ 동국의 건아들이여！라고--
강의실에는 칠판에 글씨를 쓰시는 교수님, 책을 들고 강의를 하시다가 멈추는 교수님,ꡒ저거 무엇하는 놈이냐！고 호통치던 교수님, 반응이 각각이었다. 국제법 김기수, 헌법 이경호, 형사정책 정창운선생 모습이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ꡒ가자！ 가자！ 빨리 나가자！ꡓ며 가방에 책을 넣으며, 강의실에서,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곧바로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때 박우익, 이순권 등은ꡒ질서를 지키시오！ 교문 밖에는 방해자들이 몽둥이를 들고 지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질서와 단결이 필요합니다ꡓ라고 외쳤다. 또 김명기, 박우익, 김북철, 권영수, 이종세, 최경범, 김성길, 김 종서, 등은 번갈아 가며ꡒ부정선거 다시 하라ꡓ등의 구호를 선창하니 전 동국인은 목이 터져라, 하면서 복창했다. 이렇게 한 덩어리로 된 학생들은 다시ꡒ3.15부정선거 다시 하자！ 학원에 자유를 달라！고 외치며 가두진출을 위해 서서히 교문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막상 교문에 다다르니 학생들을 몽둥이로 치고 막고 있지 않은가！ 정말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성난 학우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ꡒ영차！ 영차！ꡓ를 연호하면서 교문앞 저지선을 뚫고 시내 진출에 그 속도를 높혔다. 학생들은 퇴계로 4가→을지로4가→을지로 입구 코스를 따라 빠르게 이동했다.
선두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가 선명한ꡐ동국대학교ꡑ대형 플
래카드를 드높이 들었다. 뒤따르는 학생들은ꡒ부정선거 다시 하라！ꡓꡒ기성세대는 각성하라！ꡓꡒ평화시위를 방해마라！ꡓꡒ학원에 자유를 달라！ꡓꡒ민주정치 실현하자！ꡓ구호를 쉴새없이 토해 내었다. 을지로 입구 내무부 앞에서 잠시 멈춘 대열은 다시 정리정돈을 한 뒤 반도호텔→미국 공보원→시청앞을 지나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하니, 그때가 11시 40분경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해서도 동국대생들 구호는 계속되었다.
김칠봉은 동국대 대열 중간에서 목이 터져라 울부짖었다.ꡒ리승만 대통령을 만나러 가자, 동대는 경무대로 가자！ꡓ고 큰소리로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그러자 탁연복, 박우익, 권영수, 김성길, 이종세, 최경범, 심재익, 박사혁, 김명기, 김종서 등 내 주변은 물론이고, 모두들ꡒ경무대로 가자ꡓ고 따라 외치면서 국회의사당 앞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경무대를 향하여 비호처럼 질주했다.
우리 동국대 2,000여 4.19민주혁명투사가 선두에 서서 경무대로 달리는 진출이 시작되었다.
맨주먹이었던 동국대생들이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뚫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때마다ꡒ리승만은 각성하라ꡓꡒ리기붕은 사퇴하라！ꡓ고 계속 구호를 외쳤다. 窮卽通이라던가. 마침 해무청 앞에 공사중이던 상수도관이 보였다. 시위대가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선두그룹이 이를 굴리며 효자동 입구로 밀고 들어갔다. 경찰은 사격을 시작했다. 동시에 최루탄을 터뜨렸다. 소방차에서는 시위대열에 붉은 물을 뿌려 경무대로 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동국대생들은 효자동 근방에 서있던 전차를 밀어 부치면서 철조망까지 다달았다. 그 사이 누가 가져왔는지 톱을 가져와 철조망 나무를 잘라내고 있었다. 이렇게 승승장구 전진하던 우리들이었지만 경무대 경찰이 쏘아대는 최루탄, 소방차가 뿜어내는 붉은 물줄기와 총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후퇴하면서도 우리는 구호를 계속 외쳤다.ꡒ리승만 독재정권 물러가라ꡓꡒ리기붕은 사퇴하라ꡓꡒ3.15부정선거 다시 하라ꡓ고.
경무대 앞에서 첫 희생자는 우리 동국대학 법학과 3학년이었던 노희두 동지였다. 동국대학 4.19혁명투사 수십명 동지들이 부상을 당해서 쓰러졌다. 그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나는 옥인동 골목을 돌아서 서대문에 있는 리기붕집 앞으로 직행했다. 거기에도 이미 많은 학우들이 모여 데모를 하고 있었다. 30분쯤 함께 구호를 외치다가 시청을 거쳐 을지로 입구 내무부 쪽으로 되돌아 오니 중앙대학교 대열이 그곳에서 뒤늦게 대치하고 있었다. 동국대 시위대는 이미 각자 흩어진 시간이었다. 나는 종로2가 단성사 뒷골목길을 따라 종로6가에 있는 탁연복 하숙집으로 갔다. 그곳으로 돌아온 학우들과 모여서 정보를 교환한 뒤 밤이 늦어서야 귀가했다.(동국대학교 4.19혁명사 쪽 165～170).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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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날짜: 2006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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