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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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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13:11:53, 조회 : 2,131, 추천 : 484 |
<4월학생의거>를 기린다
4월 19일 오후 3시 30분, 리기붕집 앞에서 시위 중 동양극장 안으로 깡패들에게 납치되어 구타당한 경성전기공업고등학교 1학년 최 기태가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 리 춘란이 지은 글
짧다면 잛고 길다면 긴 세월, 생각하면 그 피맺혔던 슬픈 날을 어이하고 10년이란 긴 세월을 넘겨 왔을까. 지금도 가끔 동양극장 앞을 지날 때면 얼굴을 외면하고 관세음보살을 부른다. 그 숱한 관람객이 하루에도 수십차 들어가고 나오고 하겠지만, 누구도 이 늙은 어미의 피맺힌 한이 그 곳에 박혀 있다고는 생각지 못하리다.
성난 검은 물결이 온 시가에 불을 뿜던 바로 4월 19일！ 내 아들을 찾으러 온 서울 장안을 헤매던 바로 그 시각에 그곳 동양극장 안에서 그 무서운 악마의 손에 무참히 쓰러졌다는 사실을 나는 전혀 모르고 책가방을 든 학생들 사이를 헤치며 내 아들을 찾아 헤매었었다.
성난 사자들이 물러가고 거리는 살벌하게 긴장한 어둠이 깔린 뒤, 늦게야 나는 아들이 적십자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곳 병실에서 의사의 온갖 노력에도 헛되히 쓸쓸히 마지막에ꡐ엄마ꡑ를 한 번 부르고 숨졌다고 한다. 나는 적십자병원으로 들어가려고 몸부림쳤다. 나를 총부리로 마구 떠다밀던 그 몰인정한 경찰관의 얼굴을 떠 올리면 지금도 피가 역류한다. 붉게 충혈된 두 눈에 살기등등한 그 경찰관들！(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바로 그들이 내 아들을 지키고 있던 학생 하나를 잡으려고 병실을 모두 뒤졌다나！ 의사와 간호원이 환자침대 밑에 숨겨 주었다고 한다. 죽은 리기붕집 주위는 그런 경찰들이 철통같이 지켰다고 하니, 그 곳에서 부정을 규탄하던 내 아들이 온전했을리 있겠는가！
이 내 두 눈을 감는 날까지 어이 맺히고 맺힌 그 한을 잊을 수 있으랴. 내 이 두 손으로 홀로 기른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다. 세상을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아들이다. 내 나이 21에 남편 잃고 20년을 곱게 기른 아들이다. 세상 몇을 주더라도 바꿀수 없는 귀한 아들이건만 독재는 아들을 앗아갔다. 10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내 아들이 흘린 피가 더할 나위없이 거록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20년을 하루같이 저만 믿고 살아온 어미를 두고 흘린 피다.
책가방을 들고 맨주먹으로 독재와 맞싸운 의로운 피가 아닌가！ 그 피가 헛되지 말아야 하겠는데！ 그 피로 이 강산이 평화로워야 하겠는데！ 그래서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하겠는데！ 내 아들 피가 온 겨레가 바르게 잘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야 하겠는데！
그 슬픈 역사가 두 번 다시 재연하지 말아야 하겠는데.....,참으로 밝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소리가 나와야 하겠는데！
(학민사. 4.19자료집. 쪽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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ꡒ4월학생의거를 기린다ꡓ라는 글은 <중학교 도덕교과서>에 실리었으면 좋겠다. 또 경찰대학교 교과서에 실려서 강의되어야 한다. 경찰대학교는 <4․19의거>라는 이름으로 된 강좌가 필수과목으로 두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2006년 경찰은 겨레가 찾는 좋은 경찰로 되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세상을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아들이다. 내 나이 21세에 남편 잃고 20년을 곱게 기른 아들이다. 세상 몇을 주더라도 바꿀수 없는 귀한 아들이건만, 독재는 아들을 앗아갔다>라는 대목을 읽으면 창자가 쩌리하게 된다. 눈물이 나온다.
<동양극장 안에서 그 무서운 악마의 손에 무참히 쓰러졌다고 한다. 두들겨 맞아서 쓰러진 것이다. 마지막에ꡐ엄마ꡑ를 한 번 부르고 숨졌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서 눈물이 왈칵 나왔다.
나는 내나이 73인 2005년 겨울에 독감에 걸렸다. 천장에 개미가 돌아 다니는 열병이었다. 방안에 나 혼자 누워 있을 때는 <아이구 어메야>라고 부른다. 천장에 있던 개미가 줄어드는 것이었다. 열이 내렸다는 소식이다. <어메, 어메, 우리 어메, 어메가 보고 싶다>하고 불렀더니 눈 앞에ꡐ우리 안어른ꡑ이 나타나서 <야야, 조금만 견디라>고 하는 것이었다. 곁에 누구라도 있으면ꡐ어메ꡑ를 부를 수가 없게 된다. 73늙은이가 어린아이처럼ꡐ어메ꡑ를 부른다고 놀림을 당할까봐 부르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죽을 때ꡒ어메, 어메, 우리 어메, 어메가 보고 싶다ꡓ라고 말하면서 눈을 감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저그 어메가 보고 싶다>. 늙어가니 더욱 보고 싶어지는 것이ꡐ어메ꡑ로 된다. 이 글지은이 어미는 늙어갈수록 <아들이 보고 싶다>고 했다.
<책가방을 들고 맨주먹으로 독재와 맞싸운 의로운 피가 아닌가！ 그 피가 헛되지 말아야 하겠는데！ 그 피로 이 강산이 평화로워야 하겠는데！그래서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하겠는데！ 내 아들 피가 온 겨레가 바르게 잘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야 하겠는데！>라는 글을 읽으면 많은 교훈이 나오게 된다. 기세가 당당한 사람이 나오는가 하면, 부끄러운 사람이 많이 나오게 된다. 이 글은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에 실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리승만 앞잡이짓을 했던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허건만 단지 세 사람만이 사형되었다. 내무부장관 최인규가 사형되었고, 경무대경찰서장 곽영주가 사형되었고, 정치깡패두목 리정재가 사형되었다. 정치깡패가 많았는데 그들이 모두 살아났다. 정치깡패를 몽둥이패라고 불렀다.
리승만 앞잡이로 일했던 사람들이여！ 지금 70․80늙은이들은 리승만 앞잡이가 누구였다는 것을 알고 있소이다. 리승만 살인정치에 앞잡이짓을 했던 죄값을 갚기 위하여 부끄러워하면서 죽은 듯이 엎드려 살다가 죽어지기를 바라나이다. 그렇게 해야만 저승문이 열려지리다. 저승에 있는 높은 자리에는 <4․19의거> 순국렬사들이 즐비하게 지켜보고 있소이다. 4.19의거 순국자가 186명이고, 부상자가 6천여명이었소이다.
리승만 앞잡이로 일했던 사람으로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은 대충1920년생에서 부터 1930년생 까지로 된다. 2006년에 80이 넘은 리승만 앞잡이들이 모여서 우파다, 좌파다라고 하면서 자칭 원로(元老)라고 했다. 그들이 광복회장을 초청했다. 광복회장이 리승만 앞잡이들 모임에 나갈 리가 없다.
<4월학생의거, 그 피로 이 강산이 평화로워야 하겠는데>라는 <눈물글>이 있다. 독자 여러분. 이 <눈물글>을 읽으면 이 강산에 평화를 깨뜨리고 패거리를 하려는 사람이 다시 굼틀거리는 것이 눈에 보이게 되리다. 정치과 교수자들이여, <4․19학생의거>에 눈물글을 먼저 읽고, 그 뒤에 <맹자>를 300번 읽으시오. 그렇게 하면, 소인배를 면하게 되리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날짜: 2006년 06월 08일
작성자 : 려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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