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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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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5 12:47:25, 조회 : 2,443, 추천 : 487 |
보고 싶은 내 아들
경기고등학교 2학년 리 종양이 4․19의거에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 李 基順이 지은 글
팬을 들으니 눈물이 앞서고 가슴만 쓰리구나. 내 아들아 보고 싶다. 강이라도 산이라도 뛰어넘어 너 있는 곳 찾고 싶다. 내 아들아！ 아까운 양(亮)아！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너를 못보고 이 날에 이르렀구나. 너희들이 목숨 바친 애족의 길, 그 길은 숭고했고 영원하고 성스러웠다고 말한 사람들, 4월의 꽃이 모두 고개숙이고 옷깃 여미던 겨레들, 지금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망각 속에 흐려져만 가는 듯 하구나. 쓸쓸하고 서운한 마음마저 생긴다
어미는 너 그리는 마음, 오매불망하던 세월이 해를 거듭하여 10년이구나！ 눈물과 한숨이 엉키고, 네 모습 생생히 눈에 어른거리니 너를 그리는 마음이 가슴에 사무칠 뿐이다. 내 아들 양아, 아깝다！ 불쌍하다！ 나에게 누가 무엇을 준들 너에게 비길 댓가가 있으랴！ 귀염받던 너의 모습, 너그럽고 부지런하며 넓은 도량과 지성스러운 행동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이 자자하던 너, 정을 그렇게도 담겨준 너였기에 너를 남달리 크게 기대한 것이 지금은 더욱 허공에 대고 너를 찾게 하는지 모르겠다.ꡒ양아, 내 아들 종양아！ 허공에 대고 네 이름 부르니 무슨 대답이 있으랴만, 너 간지 10년, 못견디게 보고프고나.
너가 배운 바른 용기는 이 나라 민주주의 수호를 결심하게 했고, 물과 불을 헤아리지 않고 행동한 너, 그리고 너의 동료들, 4월의 꽃, 4월의 영웅이라고 역사에 영원할 것이다. 그 순결한 마음과 정의에 몸바친 겨레의 아들들이었다. 내 아들아, 아니 겨레의 아들아, 너희들이 장했던 일은 이 우주의 역사적 공간을 맴도는 메아리로 변하여 먼 훗날까지 지구를 돌고 또 돌 것이며, 영원히 영원히 겨레의 핏줄에 무늬를 놓을 것이리라.
이제 10년이 지난 이 날에 너의 주변에서 싹텄던 여러 일들, 관련있던 여러 가지를 생각하니 어미의 마음에는 아픔이 더욱 서리고 허탈속에서 가슴을 도려내는 것만 같구나. 이 일 저 일을 생각하니 어미의 마음 속에는 아까운 생각과 불쌍한 너희들의 희생이 자꾸만 머리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다. 무엇으로 너희들 영령에 위로의 뜻을 표시할 것인지 1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허송세월만 한 것 같구나. 아직도 어미의 마음 속 깊이 살아있는 내 아들인 너는 어디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듯 눈에 삼삼하구나.
양아, 네가 흉탄에 쓰러지면서 만세를 불렀던 그 곳을 너그 아버지와 함께 지날 때 너그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셨다. 너를 극진히 아끼시던 너그 아버지 마음을 너도 알 것이다. 네가 뛰놀고 공부하던 모교 경기고등학교에서 발행하는「주간경기」(1970년 10월 30일)에 너의 모습을 추모하는 글이 실리었다. 어미는 그 글들을 눈물로 읽고 또 읽었다. 네가 들고 외치던 횃불은 광채를 낼 것이다.
보고 싶다. 단 한 번만이라도 양아！ 어미는 뭇사람이 모인 곳을 지날 때면 너의 모습을 찾아보려는 마음에서 사람들 틈을 비벼 헤치고, 또 헤치고 헤매어 보아도 너를 볼 수가 없었다. 몸부림치고 통곡해도, 땅을 치고 울어보아도, 너를 찾아 볼 길이 없으니 눈물로 앞이 가려질 뿐이구나. (학민사. 4.19자료집. 쪽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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ꡒ보고 싶은 내 아들ꡓ이라는 글이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올려지기를 바란다.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어서 글줄을 바꾼 곳이 있다. 낱말은 그대로 두었다.
ꡒ보고 싶은 내 아들ꡓ이라는 글을 읽고서 눈물이 나오지 아니하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ꡒ보고 싶은 내 아들ꡓ이라는 글을 읽고서 눈물이 나오지 아니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되었다고 하면 그 사람은 학생을 보고 총을 쏘는 대통령으로 된다. 리승만은 이런 눈물글을 읽어보지 아니했고, 읽어보았더라도 재미가 없다고 했으리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정치가로 가장 큰인물로 된다. 이것을 대덕(大德)이라고 했다. 리승만은 살인망덕자(殺人亡德者)로 되었다.ꡒ보고 싶은 내 아들ꡓ이라는 글을 읽고서 눈물이 나오지 아니하는 사람은 큰인물이 되지 않고 소인배로 된다.
독자 여러분. 눈물글을 읽고서도 눈물이 없는 사람은 소인배로 되나이다. 우익이다, 좌익이다, 빨갱이다, 노랭이다라는 말로 글을 짓고 말을 하는 사람은 소인배로 된다. 소인배는 패거리를 한다. 패거리하는 소인배가 없으면 코리안 배달겨레도 잉글랜드, 아메리칸처럼 오손도손 정답게 살아가게 되리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우익이다, 좌익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을 소인배로 여기면 된다.
광복 후 <우익이다, 좌익이다, 빨갱이다>라는 말을 만들어서 퍼뜨렸던 사람이 리승만이었다. 리승만이 쫓겨난 뒤에는 그런 말이 없다가 2005년에 들어와서 <우파이다, 좌파이다, 뉴리이트>라는 말을 개발하여 퍼뜨리는 사람이 이번에는 정치학 교수자에서 나왔다. 정치학 교수자가 패거리를 조장하는 리승만 노릇을 하고 있다. 리승만 패거리들이 뒤에서 후원하고, 정치학 교수자는 그들 나팔수로 되고 있다. 바라건대 정치과 교수자는 제발 학교로 돌아가서 책을 읽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로 돌아가서 정치학자 맹자말이 들어있는 <맹자 14권> 책 전체를 300번 읽으면 <正>이 보이게 되고, <大人>이 보이게 되리다. 그렇게 되면 배달겨레를 쪼개는 패거리 역적짓을 그만 두게 되리다. 패거리를 만드는 사람은 소인배로 되었다가 끝에는 겨레역적으로 된다.
세상에는 옳고 그릇되고, 바르고 틀리고, 진실되고 거짓되고, 잘되고 못되고가 있을 뿐이다. 우파가 어디 있으며, 좌파가 어디 있으랴. 사람에는 착한사람이 있고, 악한사람이 있다. 대인이 있고, 소인이 있다. 정직한사람이 있고, 거짓말쟁이가 있다. 대인군자는 말을 쉽게 하고, 소인간사배는 말을 어렵게 한다.
나 리승만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거든 죽이라고 시켰던 사람이 리승만이었다. 그는 세계인류 통치자 가운데 가장 큰 살인정치를 했다.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웃에 두면서 오손도손 정답게 사는 것이 민주공화이다.
패거리하는 소인배를 없애기 위하여 나는 <눈물글>을 찾고 있다. 4․19의거가 바로 <눈물바다>였다. 세계인류가 코리안 4․19의거에서 <눈물글>을 찾아갈 날이 오리다. 그때를 위하여 나는 <4․19의거 눈물글>을 수출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코리안 문학이 <노벨문학상>으로 오르는 대상은 <실국시대 눈물글>과 <4․19의거 눈물글>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눈물글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대인으로 된다. <진달래 꽃이 피고, 소쩍새가 울고, 사슴이 놀고> 같은 글이 노벨문학상 감이 된다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있어왔다. 책을 팔려고 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속여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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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양아, 아깝다！ 불쌍하다！ 나에게 누가 무엇을 준들 너에게 비길 댓가가 있으랴！>라는 곳에서 나는 울게 되었다. 여기에서 내가 울게 된 것은ꡐ우리 안어른ꡑ이 지은 글 같다는 곳에 있었다. 우리 안어른은 <내 아들 룡아, 아깝구나！ 불쌍하다！ 이 어미한테 천하를 준다고 한들 너하고 바꿀 수가 있으랴>라고 지었으리다. 우리 안어른으로 연결되니, 눈물이 왈칵 나오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보고 싶다. 단 한 번만이라도 양아！ 어미는 뭇 사람이 지날 때면>, <몸부림치고 통곡해도, 땅을 치고 울어보아도, 너를 찾아 볼 길이 없으니, 눈물로 앞이 가려질 뿐이구나>라는 곳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老石集三>에 루문(淚文)이 있다. <눈물글>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글이 당인(唐人) 한퇴지(韓退之)가 지은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이라고 했다. <제십이랑문>을 읽고도 눈물을 흘리지 아니하는 사람은 인정이 없는 사람으로 알면 된다고 했다. 인정이 없는 사람은 무가망(無可望)이라고 했다. 시시한 사람을 무가망이라고 한다.
당나라에서 가장 높은 눈물글을 지은 선비가 한 유(韓愈)다. 한 유 字가 퇴지(退之)다. 형의 아들 십이랑(十二郞)이 죽었다. 조카가 죽은 것이다. 한퇴지가 눈물을 흘리면서 지은 제문이 <祭十二郞文>이다. 형수 도움으로 자라났던 퇴지가 그 형수의 아들 십이랑이 죽자, 그 형수의 손자 손녀를 기르기 위하여 벼슬살이를 그만 두고 이영땅으로 가서 농사를 짓겠다고 했다. 마지막 말이 이러했다. <이제부터 나는 세상에 나아감에 뜻을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영땅 위에 몇 마지기 논을 얻어서 남은 여생을 기다리겠노라. 나의 아들과 너의 아들을 더불고 가르쳐서 그들이 훌륭하게 자라기를 바랄 것이며, 나의 딸과 너의 딸을 더불고 가르쳐서 그들이 훌륭한 집으로 시집가기를 기다리는 일만이 나에게 있을 뿐이다. 너가 그것을 아는지 그것을 모르는지. 오호 슬프도다>
한퇴지가 지은 <제십이랑문>을 리승만이 읽고 사람다운 인정을 길렀더라면, <책가방을 들고 외치는 학생을 보고 총을 쏘라고 명령을 내리지 아니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고등학교 2학년 리 종양이 <리승만 물러가라>고 외치다가 의롭게 죽었다. 그 어머니 리 기순(李基順)이 지은 눈물글은 <코리안 노벨문학> 후보로 추천할 글이다. <제십이랑문>을 읽었을 때 나오는 눈물글과 같은 급이라고 하겠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날짜: 2006년 06월 05일
작성자 : 려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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