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훈영
|
2006-02-23 10:37:50, 조회 : 3,707, 추천 : 524 |
제사를 행함에 주부가 아헌관이 되어야 正家로 된다
주인의 아내를 주부(主婦)라고 한다. 아내 부婦 자이다. 코리안 어떤이가 한자사전에서 차이나 책 고서 이아(爾雅)에 있더라고 하면서 <며느리 부>로도 사용할 수가 있다고 했다. 자기 것을 모르면 앵무새로로 된다.
<婦>라는 글자에 대하여 코리안 배달겨레는 아내(妻) 부자 만으로 사용했다. 차이나 쪽 며느리 부 사용을 철저하게 거절해 왔다. 코리안은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라고 했고, 손자의 아내를 손부(孫婦)라고 했고, 조카의 아내를 질부(侄婦)라고 했다. 생질의 아내를 생질부(甥姪婦)라고 했다. 부르는 이름은 소리 길이가 짧을수록 좋다.
광복후 <손부>를 <손자＋며느리>라고 말하는 무식쟁이가 나왔다. 그 사람 이름이 리희승이었다(쪽2037). 손자가 늙어서 며느리를 보았을 때 <손자＋며느리>가 있게 된다. <손자＋아내>를 <손자＋며느리>라고 했으니, 리희승이 미친사람으로 된 것이다. 손자(孫子)를 <손주>라고 말하는 무식쟁이가 또 나왔다. 이 사람 이름 역시 리희승이었다(쪽2037). 배달말에 <아들>․<딸>은 있으나, <孫>이 없다. <孫>은 차이나말이다. 차이나 말 명사에는 대충 받침대가 붙는다. 의자(椅子) 탁자(卓子) 선자(扇子) 주전자(酒煎子) 손자(孫子) 소자(小子)가 모두 받침대 <子>가 붙은 명사이다. <손자>에서 사용된 <子>는 아들 자가 아니고, 받침대 子이다. <손자>를 <손주>라고 말하는 그 곳에 리희승이 무슨 <주> 자를 갖다 놓았을까.
제사에 술을 드리는 사람을 헌관(獻官)이라고 한다. 나머지 제관(祭官)에는 축이 있고, 집사자가 있고, 참배자가 있다. 집제사에서는 <축>이라고 부른다. 기일제사에는 술을 세 번 드린다. 이것을 어기면 안 된다. 축을 읽는 사람을 축관(祝官)이라고 불러주는 곳이 서원향사(書院享祀)이다.
처음에 술을 드리는 사람을 초헌관(初獻官)이라고 한다. 남인집에서는 맏손자가 제사에 주인이 되어 제사상 앞에 남북으로 깔아놓은 제사자리(祭席) 중앙에 서고, 다른 제관은 제사자리를 밟으면 안 된다. 주인을 중심으로 남자는 왼쪽에 서고, 녀자는 오른 쪽에 선다. 맏손자가 초헌관이 되어 술을 처음으로 드린다. 축이 업드려서 축글을 읽는다. 축이 업드려서 아뢸 때, 서원향사는 초헌관만 업드려 있고, 다른 제관은 서 있다. 집제사는 축이 축문을 읽을 때 주인 이하 모두 꿇어 업드리게 되었다. 축이 축문을 읽을 때 축관과 초헌관 두 사람 만이 꿇어업드리고, 나머지 제관은 서서 신위 위패를 쳐다보는 것이 공손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발동한 것이다.
두 번 째 술을 드리는 사람을 아헌관(亞獻官)이라고 한다. 두 번 째가 되는 버금아亞 字이다. 남인집에서는 초헌관의 아내인 주부가 아헌관으로 된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된다. <老石集二>에 <南人家之祭官規>가 있다. 번역하여 여기에 옮겨 둔다. <남인집이 제사를 행함에 초헌관이 누구가 되느냐. 맏손자가 제사 주인으로 되어 초헌관으로 된다. 두번 째 드리는 아헌관은 누구가 되느냐. 초헌관의 아내인 주부가 아헌관으로 된다. 마지막 술을 드리는 종헌관은 누구가 되느냐. 종헌관은 초헌관이 지명하여 시키게 된다. 축, 집사자, 역시 초헌관이 지명하여 시키게 된다. 초헌관 아내가 죽게 되면 녀자는 아헌관으로 되지 아니한다. 초헌관이 죽게 되면 그 아내는 아헌관으로 되지 못한다. 제사가 반드시 남편아내가 손수 행해야 하기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초헌관이 죽으면 그 아내는 아헌관이 되지 못하고, 참신 유식 사신에 이르는 마디에는 함께 참배한다>
☆ ☆ ☆ ☆ ☆
제사에서 우리 안어른(1891～1965)이 두 번 째로 술을 드리는 것을 나는 실국시대 이래 보아 왔다. 우리 어메가 당당함을 보았다. 마을에서 우리 안어른에게 효부상을 주려고 했으나, 몸을 피했다. 안어른이 나를 보고 언제나 <우리아버님, 우리어머님 살아 계실 때>라고 일러 주셨다. <너그 할베, 너그 할메 살아 계실때>라고 말한 바가 없었다. 여기에 감발되어 나는 <효도언어>라는 책을 내었다. 우리 안어른이 최현배 보다 세살 많고, 리희승보다 다섯살 많다. 최현배․리희승은 <아버님 어머님>이라는 말이 <효부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내가 겪어보니, 우리 안어른 배달말 실력이 최현배․리희승 보다 몇 갑절 높은 대선생 급이었다.
제사 때 부엌에서 잡담하면서 마치기를 가다리는 집 녀자들은 자기 시부모를 <노인네>라고 말한다. <老人>은 <올드멘>이고, <네>는 집안 모두를 업신여기는 접미사이다. 만고역적 리완용 집안 모두를 업신여기는 말이 <완용＋네>였다. 나는 이 접미사 <○＋네>를 우리 안어른으로 부터 배웠다. 어떤 수필가라는 사람이 자기 부모를 <노인네>라고 말하는 글을 지어서 발표했다. 그 불효자가 지은 글을 내가 읽어 보았다. 불효집에서 자란 사람들이 자기가 사용하는 말을 <표준말>이라고 했다. 그런 똥학자로 말미암아 남배달말이 똥구덩이로 되었다. 말이 표준에 묶이면 문학이 자랄 수가 없다. S Korea 문학 역시 똥구덩이 글로 되었다. 말이 똥구덩이인데 그 말을 사용하면 글이 똥구덩이 글로 된다. 코리아 땅에 문학이 서려고 하면 똥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그 <표준말>이라는 것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 표준말이라는 것이 있으면 시가 안되고 소설이 안 된다.
☆ ☆ ☆ ☆ ☆
나의 조고 로석부군은 자기 며느리(우리 어메)를 두고 지은 시가 있다. 그 두 줄 만을 번역하여 여기에 옮겨 둔다. 우리집 며느리를 마을 사람들이 어질다고 일컫도다／하늘에 사는 선녀가 발을 헛디뎌 넘어져서 인간 세상으로 옮긴 사람이라는 말들이 있도다> (老石集一ː吾家子婦事龍王). 우리 안어른은 열여덟살에 시집와서 자기 시어른을 스승으로 삼고 모든 것을 배웠다. 한번 들었다고 하면 잊어버리는 일이 없다. <왜놈들이 호적을 만들 때, <아버님이 내 이름을 <淑範>으로 지어주시더라>고 나에게 일러 주셨다. <맑을숙> <본보기범>으로 지어주셨다고 자랑했다.
남인집 제사에서 시 삼촌은 제사에서 헌관이 되지 못하는 수가 많다. 맏 손자가 초헌관이 된다. 아헌관은 맏 손부가 된다. 두물게 참사하는 사람이 종헌관으로 되기에 시 삼촌은 축을 맡거나 집사자가 될 수 있으나, 술을 드리는 헌관은 되지 않는다. 시 삼촌을 재치고 자신이 아헌관이 되었을 때, 그 녀자는 <내 자리가 이 집에서 당당하구나>라고 여기면서 <죽어서도 이 집 귀신이 되리다>라고 다짐하게 된다. 남인집 녀자는 자식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살러가는 사람이 없다. 이것을 두고 正家라고 한다.
제사에서 남자가 두 번씩 절하고 녀자가 네 번 씩 절하는 것을 나는 고치고자 한다. 녀자들이 제사에서 행하는 큰절은 두 손이 이마까지 올려 허리를 굽히고 앉았다가 일어나야 하기에 용이 쓰이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남자 제관은 재배하는 절이어서 짧은 시간에 끝난다. 녀자들이 하는 네 번 절이 끝나도록 기다려야 한다. 남자가 네 번씩 절하고, 녀자가 두 번 씩 절하면 마치는 시간이 같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제사에서 주부가 아헌관으로 되는 집이 <正家>로 된다. 녀자가 우대되는 집에서 자라게 되면 녀자를 소중하게 대접하게 된다. 남인집이 녀자를 소중하게 대접하다가 보니, <사랑>이라는 음란한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날짜: 2006년 02월 23일
작성자 : 려증동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