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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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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1 13:31:34, 조회 : 3,264, 추천 : 615 |
[가훈]
1. 과거(科擧)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12대에 걸쳐 만석을 거둬들이는 부를 누리고, 10대에 걸쳐 자자손손이 진사를 하고도 벼슬길에는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선조 후기에 와서 과거제도는 권세가의 농락을 받는 일이 많아서 대개 지방 선비들은 소과의 진사 급제에만 뜻을 두고 대과에는 나가려 하지 않은 때이기에 10대 진사라면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벼슬길에 나아가 당쟁에 위말리어 희생되는 일을 예방한 슬기는 참으로 세인의 찬탄을 받기에 충분하다.
2. 재산은 만석 이상은 모으지 말라.
사람의 재물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 것으로, 물욕은 패가의 길임을 경계한 것이다. 만석 이상의 부를 누리지 못하게 하여 해마다 만아도는 양곡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여 민심을 얻게 한 그 슬기 또한 참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3. 흉년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라.
보리죽 한 그릇에도 논 밭을 팔기 쉬운 때 땅을 사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곧 의롭지 못한 수단으로 재산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다.
4. 과객(손님)은 후하게 대하라.
과객이 넘쳐 마루가 꺼졌다고 전해온다. 내 집을 찾아오는 사람을 후게하게 대하는 것은 손님을 진정으로 반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5. 사방 백리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보릿고개에 곳간을 열면 인근 수백리에 굶주린 백성들이 몰렸다는 얘기도 전해 온다. 인심 후한 최부잣집 창고는 늘 굶주린 사람들에게 개발됐다. 그래서 동학란등 이어지는 난리에도 최부잣집 창고는 무사할 수 있었다.
6. 새 며느리는 3년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대를 이어갈 안주인으로 허영과 사치를 없애고, 근검 절약하는 정신을 심어 주었던 것이다.
[처세훈]
1. 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처신을 초연하게 하라는 것이다.
2. 대인애연(對人靄然)
남을 대할 때는 화기애애하게 웃는 낯으로 정답게 대하라는 것이다.
3.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는 물이 맑듯이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지내라는 것이다.
4. 유사감연(有事敢然)
일이 있을 때는 과단성 있게 주저하지 말고 처하라는 가르침이다.
5. 득의담연(得意淡然)
뜻을 이루어 잘 되었어도 남 앞에 뽐내고 자랑하지 말고, 담담하게 겸손하라는 가르침이다.
6. 실의태연(失意泰然)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한 경우리도 그 까닭을 살피고 다음을 기약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태연하라는 가르침이다.
경주 최부잣집은 조선조 500년 동안 권력의 정상에서 세도를 부린 집안은 아니었으나, 10대 진사 12대 만석꾼 신화를 남긴 조선조 최고의 부잣집이다. 그 유명한 경주 법주는 이 집의 가양주(家釀酒)이다.
경주최씨의 큰 자랑거리였던 10대 진사, 12대 만석꾼의 신화에 더 자랑스러운 종지부를 찍은 주인공이 최준선생이다. 선생은 1925년 일제 때 백산상회를 설립해 사장으로 취임하여 광복회 재정부장을 역임, 상해 임시정부에 요즈음 화폐가치로는 환산하기 어려운 몇 천억원 상당의 거액을 독립자금으로 희사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여러차례의 옥고를 치르기도한 독립운동에 모든 재산을 바친 우국지사였다. 해방이 되어 김구선생이 환국 하였을 때 제일 먼저 만나보고 싶어 한 분이 최준 선생이었다고 한다.
문파 최준 선생은 육영사업에도 뜻을 두어 1920년 당시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도서관 설립기금을 기증한 것을 비롯하여 해방 후에는 남은 재산을 투자하여 대구대학(현 영남대학교)을 설립하였다.
이렇게 12대 만석꾼의 신화는 아낌없이 독립운동의 자금으로 희사하여 종지부를 찍고, 손수 노비문서를 불질러 노비들을 해방시켰으니, 12대 만석꾼의 신화 못지 않게 자랑스러운 신화가 아닐 수 없다.
경주시 교동에 있는 경주 최부잣집은 아흔 아홉간을 자랑하던 집터였으나, 방앗간 외양간이 차례로 혈려 이제 스무칸 밖에 남지 않았으나, 1969년 당시 문공부는 「신라의 집」으로 선정하여 영구 보존키로 하였다.(민속자료 27호)
최부잣집에 관한 사항은 가훈(家訓) 여섯가지 및 처세훈(處世訓) 여섯가지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참조출처 : 경주최씨 이야기, 경주최씨 호남종친회, 최성호,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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