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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최씨 다천공(부군)파 생활예절 [최현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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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씨'를 버려야 한다.

최현영 (Homepage)

2007-04-19 11:00:42, 조회 : 2,038, 추천 : 507

국립국어원의 자료를 보면 “‘OOO 씨’에서 높임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은 ‘씨’입니다. 이때 ‘씨’는 상대방을 높여 이르는 말이기는 하나 공식적, 사무적인 자리나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 아닌 이상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이며 주로 동료나 아래 직원을 호칭 및 지칭할 때에 적합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씨’는 보통이거나 높임의 의미인 것은 틀림없다. 우리말에서 외국인에게는 ‘씨’를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언론은 아무에게나 ‘씨’를 붙여 존대를 한다. 외국인에도, 살인범에게도 ‘씨’를 붙인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 기사에서도 외국인의 이름은 ‘제시카 포프’라고 표기하였다. 맞는 표현이다. 그런데 원어민강사 인기만점 기사를 보면 ‘장효민(25·여·찌앙씨아오민)씨를 중국어 선생님으로’라는 표현을 볼 수 있다. 틀린 표현이다. ‘장효민(25·여·찌앙씨아오민)을 중국어 선생으로’라고 해야 한다. 또한 ‘님’은 부를 때 붙일 수 있는 접미사로 불필요하다.

문제는 ‘아무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이라 해서 살인범에게도 ‘씨’를 붙여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언론에서 사람을 칭할 때 존대를 하거나 보통으로 대접한다고 하여도 가려야 할 사람은 가려야 한다.

아부하는 사회의 언어 형태를 그대로 보고 있다. 언론은 성을 박탈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버젓이 성을 붙여준다.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존대 받을 사람이 아니라도 존대를 한다면 곤란하다.

기사에서 ‘씨’를 붙이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는 것인가? 설명이 된다. 기사가 된다. 스포츠 면을 보면 ‘씨’ 자를 찾기 어렵다. ‘승엽’, ‘이승엽이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렸고 이병규도 2루타 2방을 날리면서....’라고 기사를 작성했다.

‘씨’가 붙지 않으면 안 될 줄 알지만 기사가 되고, 당사자를 낮추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사에도 ‘씨’는 없어도 된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도 언론은 살인범도 깍듯이 존대를 한다. 한심한 일이다.

언론에서 사용하는 단어 중 ‘씨’는 버려야 할 단어다. ‘씨’를 함부로 사용하게 되면 ‘시’를 강하게 발음하는 욕이 된다. ‘씨’를 사용하지 않는 언론이 평등한 언론의 자격이 있다. 우리말을 아낄 줄 아는 언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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